방송이야기

일본이 만든 나쁜 약

이궁이 2022. 2. 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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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암페타민

영어 Methamphetamine

흔히 히로뽕(뽕), 필로폰.

일본에서는 '각성제'.

우리가 흔히 약쟁이들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이 약을 한 사람들의 이미지라고 할 정도로 마약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마약입니다.

여기서는 이 마약의 특징을 자세히 언급할 생각은 없습니다.

또한 이 약을 권유하는 글도 아닙니다.

다만 이 약물의 역사와 이 약물이 전쟁에서 얼마나 해악을 끼쳤는지만 언급하려고 합니다.

이 약물의 주요한 특징중 하나가 강력한 각성효과와 집중력 증가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 아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죠. 바로 식욕 상실과 약물 의존, 사망 등이 있죠.

이 약물을 우리나라에서는 '필로폰','히로뽕'이라고 하는데요.

이 약은 1893년 도쿄대학 의학부 교수 나가이 나가요시 교수가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사실은 감기약을 개발하던 도중에 실수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축농증, 기침등에 효과가 있었지만 임상 실험을 하다 보니 원래의 의도보다 심박수 증가와 심근 활동 강화 등의 부작용이 더 눈에 띄게 됩니다.

그리고 이 부작용을 연구하다가 발견한 것이 강력한 각성 효과였던것이죠.

결국 일본의 제약회사인 '다이닛폰 제약'에서 '히로폰'이라는 이름의 피로회복제로 상품화 합니다.

참고로 히로폰이라는 상품명은 그리스어로 '노동을 사랑한다'라는 의미의 필로포누스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상품명이 한국으로 전해지며 히로뽕이라고 불려지게 된것입니다.

히로폰 발매 당시에는 주사와 알약 두 형태가 있었다는군요.

이 약은 전쟁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는데요.

특히나 제2차 세계대전때에는 병사들의 전쟁과 살인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피로를 느끼지 않게 해주고, 반사신경과 민첩함을 극도로 강화해 주는 약물이라고 여겨져서 독일,일본 뿐만 아니라 연합군 진영에서도 애용되었습니다.

프랑스 침공 당시 독일군 장교들이 '이 약의 제일 큰 문제는 병사들이 겁이 지나치게 없어지고 자신감과 육체적 능력이 극도로 충만해져서 명령과 상관없이 위험한 곳으로 돌격하려 하고 밤에도 쉬지 않고 프랑스군에게 계속 싸움을 거는 게 가장 큰 부작용'이라 말했을 정도였다네요.

일부 병사들은 매우 난폭해져 민간인을 상대로 전쟁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약을 사용한 병사들은 그후 하루에서 이틀가량 행오버에 시달렸다고 하는데요.

행오버란 원래 숙취를 이야기하는 속어였는데 알코올이나 습관성약물등에서는 만취후 오는 구토, 무기력,두통, 등의 불쾌한 감정이나 육체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런 부작용들로 인하여 1940년부터는 사용량을 급격히 통제했고, 1941년부터는 군의관의 처방 없이는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병사들은 한 번에 딱 2알씩만 받을 수 있었고, 전투를 위해 마구 복용하는 것도 안되었었죠.

독일의 경우 테믈러베르켄에서 페르피틴(Pervitin)이라는 상품명으로 생산해 병사들에게 공급했습니다.

프랑스 침공에선 선두에 섰던 에르빈 롬멜 지휘의 제7기갑사단의 경우 사단장 직할 군수참모가 직접 대량의 페르피틴을 관리,보급하면서 72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고 강행군을 하게 했죠.

또한 태평양 전선에선 일제가 카미카제 조종사들에게 출격 전에 준 정종에도 암페타민을 넣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연합군의 경우에도 '벤제드린(Benzedrine)'이라는 상표로 미군과 영국군 사이에서 불티나게 남용되었습니다.

폭격기 승무원들이 장기간 비행과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서 지급받았고, 보병도 전투 직전에 복용했습니다.

또한 생존용 비상식량 키트에도 생존 욕구를 증진시킨다는 목적으로 포함되었습니다.

보드카의 나라 소련에서도 술보다 안전하고 효율 좋은 약으로 여겨져서 복용을 하였습니다.

 

병사들이 피로를 잊고 겁이 없어진다는 이유로 사용이 권장되었고 해군 함정에서 야간 견시원들에게 지급하기도 하고, 군대 밖 군수공장 야근 때도 사용했습니다. 민간에서도  각성제로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봤던 일본 영화에서도 2차 대전 동안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팔뚝에 주사를 맞으면서 일을 하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동안 아무런 거리낌없이 맞고 있었고, 공장측에서 오히려 근로자들에게 놓아주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피로회복제라고 하면서 말이죠.

 

다만 영화에서 근로자들이 많이 난폭해지고 이 피로회복제가 없으면 일을 하기 힘들어하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히로뽕의 중독 등에 대한 우려는 무시당했습니다.

양이 적으니 괜찮을 꺼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당연히 전후에도 중독 피해가 심했습니다.

 

이는 필로폰이 1951년까지 사실상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채 피로 회복제로서 판매되었기 때문인데요.

 

이걸 일본 정부가 1951년 금지시키게 되는데요. 

전후 독일에서는 일본보다 더 오래 상용됩니다. 동.서독 모두 1970년대까지 페르피틴을 비상약으로 비축해 두고 있었습니다. 평시에는 주로 공수부대의 강하 훈련 때 장병들에게 고소공포증 억제용으로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서독 정부가 중독성과 후유증이 굉장히 심하다는 것을 뒤늦게 인정하고 금지 약물로 지정했습니다.

 

동독은 1975년까지 쾨니히스브뤼케의 제약 공장에서 국가인민군용 페르피틴을 생산했고, 1988년까지 공군 비행사들을 위한 비상약으로 지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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